[데일리팝] [취약 1인가구 인터뷰①] 이주배경 1인가구 "외국인도 똑같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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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인구대응 솔루션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24.11.18
조회수 :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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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현재 한국 생활에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문화와 인간관계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문화적인 차이와 인종차별로부터 오는 어려움이 외국인 이주배경을 가진 사람한테 제일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단일 민족이기 때문에 그런지 외국인을 볼 때 '우리와 다르다'는 편견이 좀 심한 것 같아요. 물론 대놓고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친해지거나 친구 되기는 어려워요.
이 때문에 한국에서 뭔가 이루겠다는 꿈과 강한 의지가 없으면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적응하고 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2. 한국에서 집을 구할 때 어떠셨나요?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 있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화폐의 환율 때문에 모국에서 큰 돈이라도 한국에서는 작은 돈이 되어버립니다. 이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돈을 지원받지 못하거나 목돈이 없는 경우 집 구할 때 보증금이 부족해져요.
또 이주 초기에는 한국어를 잘 못해 의사소통이 원활지 않은 만큼 부동산에서 열악한 방을 보여줘도 다른 집을 보고 싶다고 말도 못하고 그냥 계약을 해버리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Q3. 이주 이후 건강 문제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해 보신 적이 있나요? 이용 시 어려움은 없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제가 처음 한국에 온 시기에는 외국인 건강보험이 필수가 아니라 자유였는데 (몇년 전 부터는 무조건 의무가입) 돈을 아끼기 위해 건강보험 가입을 안했어요.
이것도 문화 차이인 것 같은데요. 모국에는 의료 시스템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아플 때 병원에 간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주 초기에 몸이 아파도 건강보험도 없고 의사 소통도 잘 안된다는 핑계로 병원에 안갔어요. 이제는 보험도 있고 한국어도 되니까 건강문제가 생기면 병원 바로 갑니다.
위 사진은 인터뷰 당사자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어를 잘 몰랐을 때는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무조건 호텔 정수, 식당 설거지 등의 몸을 쓰는 아르바이트를 최저 시급으로 하게 됐어요. 한국어 실력이 성장한 이후에는 전공 관련 일을 구할 수 있었고요.
한국에서 외국 유학생은 아르바이트도 일하는 조건이 까다롭고 시간 등 법적으로 많이 제한되어 있어요.
유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인이들이 합법적으로 아르바이트이나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법규가 잘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외국인들이 좀 더 빠르게 한국에 정착해 한국 사회의 인력난 문제 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5. 이주배경으로 인해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나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해결하고 계신가요? 함께 어울리는 단체나 친구들이 있는지, 주로 혼자 지내시는지도 함께 이 야기해 주세요.
이주배경으로 인한 고립감을 항상 느끼죠. 저는 기독교인이라 매주 교회 다니는데 교회 공동체 사람들과 교제를 통해 심적, 정신적인 위로와 도움을 받았습니다.
교회를 가지 않는 시간이나 평일에는 학교나 직장에서는 혼자 지내고 혼자 밥을 먹는 것은 일상 이에요. 처음 몇년 동안에는 이러한 일상이 너무 고독하고 우울했지만 이루어야 할 꿈과 목표가 있기 때문에 버텼어요.
타지에서 삶이 당연히 쉽지 않을 거라는 각오와 의지로 살아 온 것이죠. 이제는 이 부분도 익숙해져서 덜 힘든 것 같아요.
Q6. 한국 사회에서 겪은 차별이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은 일이 있었나요? 만약 있었다면, 어떤 상황에서 느끼셨는지 알려주세요.
질문 1번의 응답과 연계되기도 하는데요. 전반적으로 제가 한국 사회에서 많이 느꼈던 것은, 뭔가 무엇이든 한국인은 우리와 같지 않거나 비슷하지 않으면 안 받아주거나 경계하고 제외 시키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에요.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사람 또는 특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경계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외국인'란 정체성만으로 자연스러운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어려워지고 상대방으로부터 소통이 꺼려지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저는 이제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운지 10년이 된만큼, 언어실력이 늘어 의사소통이 좋아 진데다, 얼굴도 한국사람과 비슷하게 생겨서 한국 사람으로 보일 때가 많아서인지 인종차별을 이전보다 덜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어를 잘 모르거나, 외모가 한국인과 다른 '서양이나 아프리카' 친구들은 외국인 티가 바로 나서인지 적응하기 어렵고 외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외국인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다'라는 시선으로 보고 '너무 경계할 필요 없다'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와 문화에서 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 사진은 인터뷰 당사자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Q7.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도움이나, 정부 지원을 받은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교내 전액 장학금이 그동안 받은 제일 큰 지원이에요. 이것이 없었으면 저는 석사와 박사 학위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업의 어려움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할 때 지도교수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훌륭한 지도와 격려가 있었기에 결국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8. 이주배경을 가진 1인가구가 한국 사회에서 안정적인 자립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무료 또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사짐 지원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혼자 사는 외국인, 특히 여성의 경우 이사할 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것은 물론 돈을 아껴 써야 생계 유지되기 때문에 (물론, 선진국이나 부유한 배경을 가진 이주민에게는 이러한 것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음) 한국인들과는 달리 이사 업체 맡기지 못해요.
이사 할 때 최소 30만원~50만원이 드는데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제 경우에도 스스로 짐을 포장하고 차 있는 동족 친구한테 부탁해서 저렴하게 여러번 짐을 옮겼어요.
이사 과정 자체가 심적, 체력적으로 고생을 많이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열악한 집에 거주하더라도 쉽게 이사를 가지 못해요.
또, 한국어 모르거나 한국이 처음인 외국인들에게 '혼자 아플 때 어떻게 해야 음식 시킬 수 있고 약 구할 수 있는지' 모국어로 된 안내서나 무료로 돌봐주는 지원서비스 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에서 재정지원을 받아 여유가 있는 부유한 외국인은 상황이 다르겠지만, 개발도상국 등의 배경을 가진 외국인들은 대부분은 집에서 돈을 보태줄 능력이 없는 가족이 많아요. 지원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내는 사람도 많고요.
이 때문에 치료를 받기보다 돈을 벌거나 돈을 아껴 쓰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게 되요. 그러다 보니 영양소가 부족한 저렴한 음식을 먹으면서 공부하고 일하느라 체력이 약해져 아프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에서의 큰 꿈이나 목표가 없다면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는 악순환 때문에 지쳐서 한국을 떠나게 되는 거죠.
Q9. 앞으로 한국에서의 삶에서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난 봄에 졸업을 하고 공학 박사가 되었어요. 현재는 ㅇㅇ사립 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에요.
앞으로 전공을 살려 학자로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는 훌륭한 전문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어요.
물론, 재정적인 여유가 생긴다면 내집마련과 자동차 구매도 하고 싶기도 합니다.
<편집자주> 최근 1인가구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주배경 1인가구, 탈북 1인가구, 자립준비청년 등 취약계층 1인가구가 겪는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복지 및 지원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 적응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취약 1인가구에 관심을 갖고 활동 하고 있는 사단법인 오픈도어(박민선 이사장)를 통해 3편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기 다른 환경과 배경을 가진 취약계층 1인 가구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봄으로써 이들의 현실적인 필요와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개선을 촉구하고자 한다.
※인터뷰이 보호를 위해 실제 이름과 사진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 데일리팝(http://www.dailypo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