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 '꽃'보다 '밥'…어버이날, 독거노인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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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 : 20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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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밥'…어버이날, 독거노인 두 얼굴

어버이날을 맞이한 8일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는 많은 어르신들이 방문해 행사를 즐겼다. 반면,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종로 탑골공원에는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왼쪽부터) 서울노인복지센터 관계자가 방문 어르신에게 어버이날 기념 배지를 달아드리는 모습. 종로 탑골공원에 무료 급식줄이 형성 돼 있다./사진=1코노미뉴스
"어르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어버이날인 이날(8일) 서울노인복지센터에는 이른 아침부터 어르신들의 활기가 넘쳤다. 센터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이해 '함께해孝, 꽃다운 하루'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센터 관계자들은 방문하는 어르신들에게 어버이날 기념 배지를 달아드리고, 직접 준비한 선물꾸러미를 제공했다.
센터는 이 외에도 어르신들을 위해 보이는 라디오, 어버이날 맞이 공연 등을 준비했다. 센터를 미리 방문한 어르신들을 서로 덕담을 나누기도 하고, 반가운 듯 서로 인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날(8일) 어버이날을 맞이해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함께해孝, 꽃다운 하루' 행사가 열렸다. 행사 시작 9시 이전임에도 센터에는 이미 많은 어르신들이 몰렸다./사진=1코노미뉴스
프로그램 시작은 오전 9시였음에도 30분 전부터 센터 내부에는 이미 많은 어르신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독거노인 김영수(70, 가명) 어르신은 "누가 같이 올 사람이 있나, 혼자서 왔다. 해마다 센터에서 어버이날 행사를 열어줘서 참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어르신은 그러면서 "노인들을 위해서 이런 행사를 열어준 센터에 항상 고맙다"라고 전했다.
지인과 함께 방문했다는 박연자(67, 가명) 어르신은 한편에 길게 놓인 가방줄에 자신의 짐을 놨다. 그는 이에대해 "식사권 대기 줄이다. 계속 자리에 서있을 수가 없으니, 짐을 대신 놓아두는 것"이라며 "평소 센터에 자주 방문한다. 노인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즐길거리가 많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버이날 맞이 서울노인복지센터 행사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있다./사진=1코노미뉴스
유경희 서울노인복지센터 과장은 "이날 어버이날 행사 방문 어르신은 약 1100여분이 예정 돼 있다. 방문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어버이날 기념 배지를 달아드리고 있는데, 카네이션 꽃 보다 배지가 어르신들이게 호응이 좋다. 어떤 분들은 작년에 드렸던 배지를 그대로 달고 오시는 분들도 있고, 평소 모자에 배지를 꽂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다. 배지를 지급받으신 어르신들 중에서는 '내가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있구나'를 느끼신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날 점심도 특식으로 준비했다. 오늘 드리는 선물꾸러미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생각해 마스크와 영양제 등을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어버이날(8일)인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는 어르신들이 무료 도시락을 받기 위해 짐을 대신 놓는 대기줄이 형성됐다./사진=1코노미뉴스
◇어버이날 별거있나…독거노인 "식사 해결이 먼저"
이날 같은 시각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탑골공원의 분위기는 달랐다. 몇몇 노인들이 모여 장기를 둘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탑골공원관리사무소 앞에는 길게 늘어선 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중 한 자리를 차지한 이영진(74, 가명)어르신은 무료 도시락 배급 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11시 반부터 허경영 하늘궁 무료급식소가 도시락을 나눠 준다는 소식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며 "어버이날 행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모른다. 어버이날이라고 별거 있나. 끼니 해결이 먼저"라고 답했다.
주변에서 함께 자리잡고 있던 김순녀(66, 가명) 어르신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심심해서 사람 구경이나 하려고 나왔다가 여기 도시락이 좋게 나온다고 들어서 기다리고 있다"며 "가족들과는 이미 오래전에 헤어졌다. 어버이날이라고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곳곳에 열린 어버이날 행사에 참여한 노인들과는 별개로 여느 날과 다름없이 한끼 해결을 걱정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이는 빈곤한 노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버이날(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 무료 도시락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어르신들./사진=1코노미뉴스
이러한 영향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본격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여기에 사별·이혼·가족해체 등 독거노인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 993만8325명 중 1인 가구 수는 219만6738가구(22.1%)를 차지했다. 이는 매년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독거노인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수급자 중 70%에 달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경제적 빈곤을 비롯해 건강 측면에서도 다인 가구 노인 대비 복합적 위기에 놓일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도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19~29세 24.5%, 30~39세 27.5%인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40.7%로 급격히 높아진다.

어버이날(8일)인 이날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몇몇의 어르신들이 모여 장기를 두고 있다./사진=1코노미뉴스
경제·정서 등 복합적인 위기에 놓인 독거노인이 늘고있다. 이를 토대로 이들은 다인 가구 노인 대비 외로움·우울감을 호소할 위험이 높다. 특히 어버이날과 같은 특별함을 강조하는 날은 이들의 사회적 고립을 한층 높일 우려가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노인 인구 증가를 대비한 정책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민선 오픈도어 이사장은 "과거 노인과 오늘날 노인의 상황이 전혀 다른 것을 정책에 빨리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딜의 돌봄도 필요한 상황도 많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 등 장기적으로 노인 1인 가구가 지역사회 내에서 여러 필요 돌봄을 충족하면서 아웃, 가족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복지모델이 현실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수진 서울복지재단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장은 "노인 1인 가구에 대한 돌봄 정책의 맞춤형 확대가 필요하다. 저소득층이라는 기준을 넘어 사각지대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없는 독거노인이라도 정기적 건강·생활 컨설팅 같은 서비스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출처 : 1코노미뉴스(https://www.1conomynews.co.kr)